poornima
보름이다.
달의 인력이 물의 기운을 한없이 끌어 올리는 날이다.
하지만 내 몸 속에 물의 기운은 상승하지 않고 있다.
술이라도 살짝 한잔하면 기운들이 상승할까?
요가의 목적은 마음의 평정이다.
술을 마시고 한없이 끌어 올려야 올라오는 이 기운은 무엇인가?
과연 무엇이 내게 평정 아래에 있는 기운으로 마음을 끌고 한없이
내려가는가?
저 달조차 끌어 올리지 못하는 이것을 평화라고 말할 수 있을까?
불을 피우고 개와 함께 고기를 뜯고
우우 울부짖으며 이 달밤을 보내야 하지 않는가?
초라하고 잠잠한 감정만이 평화니 자유니 읊조린다.
사랑이라... 애초에 없었던 그것을
세포 끝까지 심중의 중심까지 뇌 속의 깊은 뇌 속까지
끌어 올린 인간들은 모두 죽었다.
슬픈 달밤은 그저 평화로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