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1217

그대

우리는 누구입니까 빈 언덕의 자운영꽃 혼자 힘으로 일어설 수 없는 반짝이는 조약돌 이름을 얻지못할 구석진 마을의 투명한 시냇물 일제히 흰 띠를 두르고 스스로 다가오는 첫눈입니다 우리는 무엇입니까 늘 앞질러 사랑케 하실 힘 덜어내고도 몇 배로 다시 고이는 힘 아! 한목에 그대를 다 품을 수 있는 씨앗으로 남고 싶습니다 허물없이 맨발이 넉넉한 저녁입니다 뜨거운 목젖 까지 알아내고도 코끝으로 까지 발이 저린 우리는 나무입니다 우리는 어떤 노래 입니까 이노리나무 정수리에 낭낭 걸린 노래 한 소절 아름다운 세상을 눈물나게 하는 눈물나는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그대와 나는 두고 두고 사랑해야 합니다 그것이 내가 네게로 이르는 길 네가 깨끗한 얼굴로 내게로 되돌아 오는 길 그대와 나는 내리 내리 사랑하는 일만 남겨두어..

etc/poetry 2010.12.19

soulmate

속제와 진제. 생각의 구조 해결하지 못하는 생존의 문제. 해결이라는 말도 보면 음, 에너지 낭비 이지만 4만5천년 정도를 계속 해온 일이지만 부질 없었다, 하더라. 어떤 말도 지독하게 경험하지 못하면 와 닿지가 않고, 그 와 닿은 것도 꿈속, 현실을 앓다가 잠을 깨면, 멍하니 두려움만 남아. image 니 knowledge니 좋아 하는 말들로 내 생각의 문제를 풀어 보려 하지만 내 경우엔 남은 건 mental problem, 그리고 더욱 외로운 공포. 엄마 라는 말이 없었다면, 마음이 진동하지 않을까? 뇌가 생각이 상호간 힘들게 하지 않을까? 지독하다. 밥 먹고 잠 자고 움직이고 놀란 토끼처럼 달아나고 그게 다 인것 같은데, 다들 엉뚱한 소리들을 하니 애가 탄다. 특히 그런 소리들을 하며 들은 소리들을 ..

murmuring 2010.12.15

소나무 숲

풍요로운 정글에 비하면 차라리 애처롭더라. 태어나 살던 곳이라고 말하기엔 한국은 너무나 넓고 또 막막하구나. 어디간들 막막함 이야 한가지 겠지. 겨울이 이렇게 추운지 사람들은 어떻게 살까? 소나무 숲 사이, 비온 뒤라 공기 좋고 오래 동안 살아 온 이끼들 초록으로, 색깔내며 촉촉히 젖어 있고 징징거리며 생각을 지어내려 해도 이젠 어느 구석 주저 앉아 앓던 이 빼듯 슥 사라졌으면. 미친 것도 아니고 맑고 시원한 생각이 숲의 나무들 사이로 숲을 보게 하네 애처롭고 안스럽고 불안과 공포는 말 못할 지경이고 그게 깨끗한 거지.

murmuring 2010.1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