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1217

무을 158

11월에 나뭇잎에 지는 세월 고향은 가까이 있고 나의 모습 더없이 초라함을 깨달았네 푸른 계절 보내고 돌아와 묵도하는 생각의 나무여 영혼의 책갈피에 소중히 끼운 잎새 하나 하나 연륜 헤며 슬픔의 눈부심을 긍정하는 오후 햇빛에 실리어 오는 행복의 물방울 튕기며 어디론지 떠나고 싶다 조용히 겨울을 넘겨보는 11월의 나무 위에 연처럼 걸려 있는 남은 이야기 하나 지금 아닌 머언 훗날 넓은 하늘가에 너울대는 나비가 될 수 있을까 별밭에 꽃밭에 나뭇잎 지는 세월 나의 원은 너무 커서 차라리 갈대처럼 여위어 간다

korea/무을 2014.12.03

무을 157

소리 없이 눈은 내리고 있었다. 그리고 새벽에서 아침으로 눈송이는 커지고 있다. 소리는 더욱 더 없어진다. 또 혼자 이 겨울을 나야 하는가? 이젠 정말 혼자겠군... 감정이 아래로 위로도 움직이지 않는다. 생각도 마찬가지... icu 에서 이렇게 평을 치면 영안실로 직행인데... 이미 살아도 죽었고... 그런 건가? 행복은 어디에 있나요? 혹 있지도 않은 것을 평생 찾아 헤메이지 않았나요? 눈발은 더욱 굵어진다. 혼자 하얀 눈속에 사는 사람에게 어떤 망령이 함께 할까? 오토바이도 글렀고 눈길에 걸어서 택배 부치러 갔다와야 겠다. 이 얼마나 운치 있는가?

korea/무을 2014.1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