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651

무을 336 - travels

새벽에 눈 뜨고 어제보다 더 우울이 심해져서 마당을 서성이다가 다시 방으로 돌아와 가만히 처박혀 있었음. pat metheny 틀었는데, travels 첫곡, Are you going with me가 무한 반복되어 더욱 우울해짐. 일어나 밀가루 반죽치댐, 담요안에 넣어 둠. 다시 pat mehteny... ㅠㅠ 반복...... 해제... 밀가루 반죽 다시 치댐, 다시 담요로 덮음. 다시 pat metheny... travels. 밥통에 물 앉힘. 반죽 밀어 칼국수면 만듦. 마당에 나가서 화살나무 새순, 오가피 새순 한주먹 따와서 간장에 담금. 칼국수 끼리가 간장에 잠시 담군 화살나무, 오가피 새순 고명으로 얹어 쓴맛,에 꾸역 꾸역 점심... 오가피 새순도 먹고 세이지 차도 마셨으니 좀 나아지겠지. 다시 ..

korea/무을 2016.04.11

자기암시

자기암시, 내게도 자기암시를 더이상 하지 않는 날이 올 것이다 반드시... 반드시 오는데 무슨 걱정인가... *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 테요. 오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 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느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 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 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내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모란이 피기까지는, 金永郞(김영랑)

murmuring 2016.03.26

무을 330

지난 일기 * 태어나 엄마를 알게 되어 사람을 먹을 수 없게 되고, 여행을 하며 시장에도 가고 파티에도 가고 산에도 가고 물속에도 가고, 만나는 것 마다 자꾸만 먹을 수가 없게 되더라. 하지만 살아 있다는 것은 계속 먹고 있다는 증거, 모순의 삶이 아니라 그런 존재. 사실을 직시하면 될 것을... '코코넛 열매는 생명이 아니고, 소한마리는 생명이더냐?' 바람아! 차갑게 울부짖지 마라, 어쨋든 나는 내일을 살거다. 죽어 내 몸을 식육점에 기증한다면 여럿을 살리겠나? 얼마나 존재감 있겠나...

korea/무을 2016.0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