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anyaar 3165

폐허주의자의 꿈

--- 장석주 1. 술 취한 저녁마다 몰래 春畵(춘화)를 보듯 세상을 본다. 내 감각 속에 킬킬거리며 뜬소문처럼 눈뜨는 이 세상, 명륜동 버스 정류장에서 집까지 도보로 십분 쯤 되는 거리의 모든 밝음과 어두움. 우체국과 문방구와 약국과 높은 육교와 古家(고가)의 지붕 위로 참외처럼 잘 익은 노란 달이 뜨고 보이다가 때로 안 보이는 이 세상. 뜨거운 머리로 부딪치는 없는 壁(벽), 혹은 있는 고통의 形象(형상). 깨진 머리에서 물이 흐르고 나는 괴롭고, 그것은 진실이다. 2. 날이 어둡다. 구름에 갇힌 해, 겨울비가 뿌리고 웅크려 잠든 누이여. 불빛에 비켜서 있는 어둠의 일부, 희망의 감옥 속을 빠져 나오는 연기의 일부, 그 사이에 풍경으로 피어 있던 너는 어둡게 어둡게 미쳐가고 참혹해라, 어두운 날 네가..

murmuring 2014.08.28

그대들 기쁠 때 가슴속 깊이 들여다보라.

그러면 알게 되리라. 그대들에게 기쁨을 주었던 바로 그것이 그대들에게 슬픔을 주었음을. 그대들 슬플 때에도 가슴속을 다시 한 번 들여다보라. 그러면 그대들, 기쁨을 주었던 바로 그것 때문에 이제 울고 있음을 알게 되리라. 그대들 중의 어떤 이는 말한다. '기쁨은 슬픔보다 위대한 것이라네.' 그러나 또 어떤 이는 말한다. '아니, 슬픔이야말로 위대한 것.' 하지만 내 그대들에게 말하노라. 이들은 결코 떨어질 수 없는 것. 이들은 함께 오는 것, 한편이 홀로 그대들의 식탁 곁에 앉을 때면 그러므로 기억하라, 다른 한편은 그대들의 침대 위에서 잠들고 있음을. 진정 그대들은 기쁨과 슬픔 사이에 저울처럼 매달려 있다. 그러므로 오직 텅 비어 있을 때에만 그대들은 멈추어 균형을 이룬다. 보물지기가 자기의 금과 은을..

etc/poetry 2014.08.24

maya20140824

어떤 우울이 이제 한계치에 도달했다. 몸은 엄청나게 민감해지고 두마리 개인지 돼지인지발밑에서 냄새를 풍겨 대는데 구역질난다. ***내가 이 세상에 살면 저 세상이 구역질나고***내가 저 세상에 살면 이 세상이 불쌍하기만 하던데***아무런 해결책도 없이 사랑만 한다고 우기며 살았네... *** 몸이 야위고 그들을 사람하게 되면 난 사는 게 참 싫던데*** 이 경험을 아니라고 말하고 삻이 건강하니 어쩌니... *** 자기 합리화는 살려면 해야 한다.인간은 구조적으로 그렇다.***그래도 나는 그랬노라고 말할날이 있는데... 그게 그의 깨달음의 날이 아닐까?***앵무새를 좋아 한다.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근데 생각을 가졌다 생각하며서 앵무새의 행위를 하는 그들은... *** 인간의 자격이 있을까? ***..

maya/maya `14 2014.0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