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를 쓰되 좀스럽게 쓰지말고 똑 이렇게 쓰럇다. 내 어쩌다 붓끝이 험한 죄로 칠전에 끌려가 볼기를 맞은지도 하도 오래라 삭신이 근질근질 방정맞은 조동아리 손목댕이 오물오물 수물수물 뭐든 자꾸 쓰고 싶어 견딜 수가 없으니, 에라 모르겄다 볼기가 확확 불이나게 맞을 때는 맞더라도 내 별별 이상한 도둑이야길 하나 쓰겄다. 옛날에 먼옛날 상당 초사흣날 백두산아래 나라 선 뒷날 배꼽으로 보고 똥구멍으로 듣던중엔 으뜸 我東方이 바야흐로 단군이래 으뜸 으뜸가는 태평 태평 태평성대라 그 무슨 가난이 있겠느냐 도둑이 있겠느냐 포식한 농민이 배터져 죽는 게 일쑤요 비단옷 신물나서 사시장철 벗고 사니 고재봉 제 비록 도둑이라곤 하나 공자님 당년에도 도척이 났고 부정부패 가렴주구 처처에 그득하나 요순시절에도 사흉은 있었으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