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anyaar 3164

무료한 한 낮이다.

" 「한탄하는 게 무슨 소용이 있느냐? 모든 일이 선하고 바르게 이루어져 왔고 그 어떤 것도 다르게 되어서는 안 되었다는 것을 정말 모르겠니? 그래, 넌 지금 신사가 되거나 기술자가 되어 아내와 아이를 갖고 저녁에는 주간지를 읽 고 싶은 거냐? 넌 금세 다시 도망쳐 나와 숲속의 여우들 곁에서 자고 새 덫을 놓거나 도마뱀을 길들이고 있지 않을까?」 크눌프는 다시 걷기 시작했다. 그는 지쳐서 비틀거리면서도 스스로는 아무것 도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그는 훨씬 기분이 좋아져서 하느님이 그에게 얘기해 주신 모든 것들에 대해 감사한 마음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보아라」 하느님께서 말씀하셨다. 「난 오직 네 모습 그대로의 널 필요로 했었다. 나를 대신하여 넌 방랑하였고, 안주하여 사는 자들에게 늘 자유에 대한 그리..

murmuring 2014.12.13

비가 내린다

무너진 하늘 새들아 하늘의 化肉 바람의 정령들아, 새들아 보이는 神들 영원한 전설들아 너와 함께 실로 나도 날아오르고 날아오르고 하였으니 오늘 산보하다가 숲길에서 죽어 떨어진 까치를 보았을 때 그게 왜 청천벽력이 아니겠느냐 하늘 무너지고 길은 죽고 나는 수심에 잠겼느니 새들아 세상의 기적들아 - 정현종 * 어떤 양소유는 꿈속에서도 거지와 광인이더라. 현실로 돌아가자. 빨리 빨리 거지와 광인(狂人). 나는 너희가 체현(體現) 하고 있는 저 오묘한 뜻을 알지만 나는 짐짓 너희를 외면한다. 왜냐 하면 나는 안팎이 같은 너희보다 (너희의 이름은 안팎이 같다는 뜻이거니와) 안팎이 다른 나를 더 사랑하니까. 너와 나는 그동안 은유(隱喩) 속에서 한몸이었으나 실은 나는 비의(秘意)인 너희를 해독하는 기쁨에 취해 그런..

murmuring 2014.12.11

풍장 - 황동규

風 葬 1 내 세상 뜨면 풍장시켜다오 섭섭하지 않게 옷은 입은 채로 전자시계는 가는 채로 손목에 달아 놓고 아주 춥지는 않게 가죽가방에 넣어 전세 택시에 싣고 群山에 가서 검색이 심하면 곰소쯤에 가서 통통배에 옮겨 실어다오 가방 속에서 다리 오그리고 그러나 편안히 누워 있다가 선유도 지나 무인도 지나 통통소리 지나 배가 육지에 허리 대는 기척에 잠시 정신을 잃고 가방 벗기우고 옷 벗기우고 무인도에 늦가을 차가운 햇빛 속에 구두와 양말도 벗기우고 손목시계 부서질 때 남몰래 시간을 떨어트리고 바람 속에 익은 붉은 열매에서 톡톡 튕기는 씨들을 무연히 안 보이듯 바라보며 살을 말리게 해다오 어금니에 박혀 녹스는 白金 조각도 바람 속에 빛나게 해다오 바람 이불처럼 덮고 化粧도 解脫도 없이 이불 여미듯 바람을 여미..

murmuring 2014.12.11

Bangkok 126 - It Never Entered My Mind

태국 쏭크란 새해다.거슬러 올라가면 뭐 한도 끝도 없겠지만미얀마 티벳그리고 힌두 등등 온갖것에 연루 되겠지...... 새해맞이 물총싸움 물놀이로 유명하지만붇다에게 머리에 맑은 향수를 붇고꽃을 바치고 푸자, 어떤 제식을 하는 날이다. 요한복음도 생각나고 바라나시도 생각나고 애가 태어나면 처음 씻기는 그런것도 생각난다. 결국은 그것으로 억압된 자아? ㅎㅎ 뭔가를 분출하는 날로 대중들은 난리가 나지만...... *****삻은 모르겠지만 죽음은 자기가 결정했으면 한다.그래서 종교와 조직, 타의 그런 것을 믿지 않고 원하지 않는다.삶은 모르겠지만 죽음은 나의 것이다.순순히 죽지도 않겠지만 살아라 해도 살지는 않을 것이다. 강요는 ㅎ...... 웃기는 개소리하고 있네. 노예는 정말 싫다. 혀 깨물고 죽는다.무쏘의 ..

THailand/Bangkok 2014.12.10

이러다 진짜 건강해지는 거? ㅋㅋㅋ

자작나무숲으로 가서 - 고은 광혜원 이월마을에서 칠현산 기슭에 이르기 전에 그만 나는 영문 모를 드넓은 자작나무 분지로 접어들었다 누군가가 가라고 내 등을 떠밀었는지 나는 뒤돌아보았다 아무도 없다 다만 눈발에 익숙한 먼 산에 대해서 아무런 상관도 없게 자작나무숲의 벗은 몸들이 이 세상을 정직하게 한다 그렇구나 겨울나무들만이 타락을 모른다 슬픔에는 거짓이 없다 어찌 삶으로 울지 않은 사람이 있겠느냐 오래오래 우리나라 여자야말로 울음이었다 스스로 달래어 온 울음이었다 자작나무는 저희들끼리건만 찾아든 나까지 하나가 된다 누구나 다 여기 오지 못해도 여기에 온 것이나 다름없이 자작나무는 오지 못한 사람 하나하나와도 함께인 양 아름답다 나는 나무와 나뭇가지와 깊은 하늘 속의 우듬지의 떨림을 보며 나 자신에게도 세..

naanyaar/自畫像 2014.1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