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rmuring 467

하늘이

여러 가지 색을 띠고 풀들이 자라고 나무들이 자란다. 아침에 옮겨 심은 호박이며 난이며 방울꽃들은 햇살에 타들어 간다. 지구라는 하나의 화분에 조그만 일들이 일어 난다. 햇살에 타들어 가던 풀들도 이 진한 오후를 넘기고는 내일은 초록으로 그을린 모습으로 아침을 맞이 하던지 말라 죽어 있던지 알아서 하겠지... 그래도 물이 걱정이다. 장마가 그치면 풀들은 말라 갈꺼고... 집에 물은 없고... 개밥도 걱정이고 매밥도 걱정, 그래도 한잔 술, 생각이 간절한건 내가 자유롭다는 건가?

murmuring 2009.07.14

마당에 복숭아 나무

한그루, 씨앗하나 던졌다는데 그것이 요즈음 배를 채워 주기도 하고 마음의 풍요를 가져다 주기도 하네. 복숭아 나무 앞에 멍청이 서있다 돌아 서니 저번에 거름 갖다부은 포도나무에 포도가 이제 보라색도 아닌 묘한 색으로 익어가네 있다고도 하고 없다고도 한다는데... 그것이 복숭아 나무앞에서 내가 하고 있는 짓이라니 복숭아 하나 툭 따서 우걱우걱 씹어먹고 남은 씨앗하나 쪽 쪽 빨다가 툭 집어 던지고 다음에도 요번 처럼 손님들 오면 같이 맛있게 먹고 같이 이야기나 실실하고 또 포도도 기다리고...

murmuring 2009.07.12

어제

부겐빌레아 두 그루를 사다가 하나는 아침마다 내가 똥누는 자리 뒤에 심고 하나는 집 정원 한 가운데에다 심었지. 바람이 불고 비가 내릴듯하는데 바람이 불어서 그들에게 이로운지 비가 와야 좋을지 그저 지켜볼 수 밖에 없다가 밤이 되어 잠이 들었지. 아침에 똥누러 가니 부겐빌레아 한그루 건강한것같아 기분이 얼마나 좋은지.... 바람이 부는데 시원하더라 냄새는 좀 그렇다 해도...

murmuring 2009.06.14